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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는 새로운 우주이거나 찌꺼기 Park Jiyoung

    기본정보
    • event_available기간 2024-10-02 ~ 2024-11-09
    • account_circle업체명갤러리 밈
    • location_on주소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5길 3
    • smartphone전화번호02-733-8877
    요약정보
      너는 새로운 우주이거나 찌꺼기 Park Jiyoung
  • <작가노트>


     


    나는 작업실 한쪽에 굳어서 못쓰게 된 먹의 찌꺼기들을 모아두었다.


    그 찌꺼기들은 굳이 발견하기 어려운 곳에서 찾아낸 것, 혹은 남겨진 먹들을 일부러 말린 것들이다. 점점 사용하지 못하는 찌꺼기 조각이 늘어나 작업실이 좁아지고 있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나는 자주 이렇게 쓸모없어 보이고, 의미 없어 보이는 작은 잡동사니 같은 물건들을 모으고, 서랍 깊은 곳에 숨겨두었다, 종종 과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여겨지는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증상을 저장 강박이라고 한다. 기꺼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에 기꺼이 자신의 생활공간을 내어줄 수 있는 이유는 무의미해 보이는 반복을 묵묵히 감내하며 분명 대상의 특별한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차이는 그 한 대상이 지금, 여기, 꼭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가 되어 준다. 나에게 매번 다른 모양인 단 하나도 같은 모양이 없는 굳은 먹 찌꺼기들 그런 존재였다. 회화의‘바깥’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자연스레 발생한 것들, 목표가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동반되었던 부산물들, 영원할 만큼 단단하지도, 다시 녹여 쓸 수 있을 만큼 유연하지도 못한 찌꺼기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역으로 애착 같은 감정이 생겼다


     


    나는 그렇게 작은 차이가 애정으로 전환되는 애틋한 마음이 드는 순간을 몹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대단한 것도 아닌데 버리지 못하는 마음이 결국 애정의 동의어이고, 그것이 사실은 별거 아닌, 그러나 참 별것인 ‘나’와 내 주변을 지탱하는 한 축이 아닐까. 나에게 저장은 ‘그냥 사라져도 되는’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방어적 행위이다.


    버릴 수 없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작업은 나에게 이런 오래된 습관으로부터 나아가 ‘쓸모없어 보이고’‘의미가 없어 보이는’ 것 그러나 버리기 힘든 것에서 차이들을 찾고 새로운 이야기를 짓는 일이다. 의미 없어 보이고 하찮은 도처마다 널린 것, 결국 위대해지지 못할 것으로 집을 짓고, 우주로 엮어가는 일이다. 먹의 찌꺼기로부터 온 모양과 감각들을 무리를 지어 서로 경계를 맞대고, 중첩해 가며 스스로 공간을 이루도록 그린다. 만약 이 조각들이 그려진 것이 아니라 마치 콜라주처럼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면 그건 파편들을 위한 나의 작은 속임수다. 작은 속임수로 인해 보는 이들이 그들의 경계를 자세히 보아주길, 화면 앞으로 조금 다가와 주길 유도한다. 먹과 호분, 아교, 백묵 등의 전통 재료를 사용하여 조각들을 관계를 맺고, 서로 경계를 맞대고, 그 흐름에 따라 그 자체로 견딜 수 있는 외부와는 다른 새로운 화면으로 만든다. 그렇게 이름 없는 것들이 쓸모없어 보였던 것들이 서로를 맞대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무엇이 될 수 있을지 계속 실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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