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로고

인사동

전체메뉴

[MK NEWS]인사동 고미술 화랑가의 눈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3-11-15
조회수284

본문

극심한 불황으로 고객 발길이 뚝 끊긴 한적한 인사동 고미술 상점가.

"이 업계는 끝난 것 같아요. 세상에 40년 가까이 고미술품을 취급했는데 작년과 올해처럼 안 됐던 적이 없어요. 단골손님들은 거의 다 죽고 젊은 사람들은 사지 않고, 물건들은 돈 많은 사람 집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

서울 인사동 터줏대감인 K화랑의 K대표. 그는 요즘 인사동을 뜨고 싶지만 그것조차도 쉽지 않다. 임대료가 더 싼 장한평으로 옮길 생각인데 상가에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는 "몇 달째 물건 하나 팔지 못했다. 팔리지 않으니 도무지 재미가 없다"고 고개를 푹 숙였다.

인사동 고미술 가게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전성기인 1980~90년대만 해도 150개 안팎으로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지금은 제대로 고미술품을 취급하는 곳은 10여 개밖에 남지 않았다. 고미술 가게라고 간판을 단 곳도 막상 들어가 보면 중국 도자기 짝퉁과 국적 없는 액세서리, 기념품 등을 섞어 팔고 있다. 이마저도 임대료가 싼 장한평이나 종로3가로 이사가기 직전이거나 점포를 내놓은 경우다.

40년 넘게 고미술 화랑을 운영하는 안백순 동예언 대표는 "요즘 좋은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 인사동 하면 고미술이었는데 그런 명성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동은 조선 말기부터 100여 년간 고미술 메카였다.

지리적으로 사대부와 궁궐에 둘러싸인 인사동은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면서 고서화와 도자기들이 인근에서 쏟아져 나와 자연스럽게 고미술 상권이 형성됐다.

간송 전형필, 호림박물관 설립자 윤장섭, 삼성 이병철 회장은 고미술 컬렉터 1세대로 인사동에서 일제에 넘어갈 뻔한 귀중한 문화재를 앞다퉈 소장했다. 그러나 고미술 붐은 1990년대부터 꺾이기 시작해 지금은 최악의 침체를 보이고 있다. 도자기와 고서화 가격은 지난 4~5년 사이 반 토막 났다. 청전 이상범과 소정 변관식 등 한국화 근대 6대 화가의 작품 값도 하락폭이 크다. 1980년대 청전의 말년 작품은 전지(130x60㎝)가 1억원이 넘었는데 최근에는 5000만~6000만원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최근 고미술 거래가 올스톱된 것은 각종 기업 비자금 수사와 세무조사, 올해부터 시행된 양도세 부과 여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질적인 고미술계 내분과 위작 시비, 부동산 경기 침체도 고미술 상가들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IMG20131115114316.jpg


컬렉터 출신인 김세종 평창아트 대표는 "30ㆍ40대 젊은 컬렉터들은 전통 문화유산보다는 외국 미술에 관심이 많다"며 "특히 예술품을 두고 즐기는 게 아니라 돈으로 보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지 않으면 실망하고 팔 궁리만 한다"고 말했다.

중국 고미술 붐으로 오히려 투자 차원에서 중국 도자기를 사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 고미술 화랑 대표는 "고미술 큰손이었던 삼성조차 오래전부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고미술 작품을 거의 사지 않는다"며 "중국과 대만, 동남아 국가 중에서 유독 우리만이 외국 미술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이향휘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주소서울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9 인사동홍보관
전화02-737-7890~1

COPYRIGHT(C) 인사전통문화보존회 ALL RIGHTS RESERVED.

  • 종로엔 다있다
  • 종로구청소식
  • 유튜브
  • 인스타그램